210406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153~p.158 대일본범인회
p.153
그녀가 카메라에서 눈을 떼며 미소 지었다.
"고마워요!"
"춥네요."
"그렇네요."
"시간 있으세요?"
"조금이라면."
"카페에서 몸을 녹이지 않겠어요?"
그리고 그들은 자야마 역 승강장에서 내려와, 근처의 작은 다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수상한 남자들을 네 명이나 앞에 두고도 느긋하게 웃고 있었다.
'꽤나 배짱있는 사람이 틀림없다. 아니면 어지간한 바보가 아니거나.'
모자이크 선배는 그렇게 생각했다. 움푹 씨는 그녀의 미소가 왠지 무섭게 느껴져서 구석진 곳에 웅크리고 있었다. 수학 씨는 늘 몸에 지니고 있던 볼펜을 꺼내, 종이 냅킨에 수식을 쓰기 시작했다. 단바 씨가 그에게 귓속말했다.
"야야, 진정하라니까."
다방의 무뚝뚝한 주인이 물컵 여섯 잔을 들고 왔다. 수학 씨는 물을 단숨에 들이켰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고 입을 몇번이나 열었다가 다물었다. 혼란이 극에 달한 나머지, 부주의하게 말을 꺼내면 목구멍에서 난수乱数가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하츠네라고 합니다."
彼女がカメラから目を離して微笑んだ。
「ありがとう!」
「寒いですね」
「そうですね」
「お時間ありますか?」
「ちょっとなら」
「喫茶店で暖まりませんか?」
そして彼らは茶山駅のホームを降り、近所の小さな喫茶店に入った。
彼女は四人の不審な男たちを前にしても悠々と微笑んでいた。
「かなり度胸のある人に違いない、もしくはよほど阿呆なのか」
とモザイク先輩は考えた。凹氏は彼女の微笑みがなんだか怖いような気がして、隅の方で縮こまっている。数学氏はつねに身につけているボールペンを取り出して、紙ナプキンに数式を書き始めていた。丹波氏が
「まあまあ、落ち着けってば」
と耳打ちした。 喫茶店の無愛想な主人が六つのコップに水を注いで持ってきた。 数学氏は水を一息に飲み干した。何か言わねばならないと口を何度も開いては閉じた。混乱のきわみにあって、迂闊に声を出せば喉から乱数が飛び出しそうだった。
「初音といいます」
悠々と ゆうゆう
縮こまる ちぢこまる
無愛想 ぶあいそう
迂闊 うか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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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말했다.
"죄송한데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나요?"
수학 씨는 수학적 용기를 내서 그녀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승낙했다. 대일본범인회의 남자들은 수학 씨의 재능을 믿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성과에 탄복하면서도 크게 질투했다. 그러나 그는 모든 세속적 쾌락을 버리고 다다미 넉 장 반에 틀어박혀 피나는 노력을 해왔던 것이다. 그 누가 그의 행복을 깨뜨릴 수 있단 말인가.
'수학 씨, 행복하게나!'
동료들은 이를 갈았다.
그러나 자야마 역의 해후 이후, 수학 씨의 행복은 급속히 불확실해졌다. 하츠네는 영화 동아리에 소속되어 있었다.
"학교 축제에서도 상영했어요. 내가 감독을 맡았죠."
"대단해요. 재능이 풍부하시네요."
"하지만 제 영화는 끝까지 아무도 못 보는 영화예요. 다들 잠들어 버리니까요."
"관객 모두를 잠들게 할 수 있는 것도 하나의 재능입니다."
"동아리 시사회에서도, 학교 축제 상영회에서도, 모두 혼미해져서 마지막에는 나만 덩그러니 깨어있는 거예요. 새벽에 눈이 떠진 아이처럼요."
彼女は言った。
「すいません。どこかでお会いしましたっけ?」
数学氏は数学的勇気をふるって茶山駅の彼女をデートに誘った。 驚くべきことに彼女はそれに応じた。 大日本凡人會の男たちは数学氏の才能を信じていたにもかかわらず、その華々しい戦果に敬服しつつも大いに嫉妬した。しかし、彼は一切の世俗的快楽を捨てて四畳半に立て籠もり、血の滲むような努力をしてきたのだ。彼の幸せをぶち壊すことが誰にできよう。数学氏に幸あれ!と仲間たちは歯ぎしりした。
ところが茶山駅の邂逅後、数学氏の幸せは急速にあやふやになったのである。 初音さんは映画サークルに所属していた。
「学園祭でも上映しました。私が監督をして」
「それはすごい。才能豊かですね」
「でも私の映画は誰も最後まで観られない映画なんです。みんな眠っちゃうから」
「観客全てを眠らせるのも一つの才能です」
「サークルの試写会でも学園祭の上映会でも、みんな昏々と眠ってて、最後は私だけがぽつんと起きてるんです。夜中に目が覚めた子どもみたいに」
勇気をふるって 기운을 내서 [예 : ふるって事に当る 기운내서 일에 임하다]
戦果 전투나 경기 따위에서 올린 성과.
敬服 けいふく
邂逅 かいこう
昏々と 意識がないさま。 「あの不幸後、とかく茫然自失の気味で、ふだんはただ昏々として居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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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지금 찍고 있는 영화는 전부 다 연습용이니까요. 진짜 만들고 싶은 영화는 지금부터 만들 거예요."
"어떤 영화요?"
"저는 히어로물이 만들고 싶어요."
"히어로물? 정의의 편이 나와서 악의 조직을 해치운다던가 하는 거요?"
"네, 맞아요. 그치만 지금은 아직 준비 중이에요."
어느날 그녀는 아무도 없는 동아리방에 수학 씨를 데리고 가서, 11월에 학원 축제에서 상영한 영화를 보여주었다. 영사기가 돌기 시작하고 우선 대학 시계탑이 나왔다. 이어 농학부의 운동장이 나왔다. 그리고 비와호 수로가 나왔다. 거기에 다이몬지 산大文字山이 나왔다. 마치 지루한 졸업 앨범처럼, 아무런 별 볼일 없는 풍경이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맥빠진 리듬으로 끝없이 변해간다.
무엇이 시작될지 상상하며 숨 죽이고 있어봐도, 계속해서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 스크린 너머와 반대로, 스크린 이쪽에서는 뇌가 녹아버릴 듯한 졸음과의 전쟁이 시작된다. 애인(예정)이 만든 영화를 어떻게든 끝까지 지켜보고 싶다는 기특한 생각으로, 그는 손등을 손톱으로 할퀴며 생리적 욕구를 저항했지만, 눈꺼풀을 억지로 벌리기 위한 전쟁은 처절하기 짝이 없었고, 손등은 이윽고 피투성이가 됐으며, 머리는 깨질 듯 아팠고, 마침내 안구가 경련하기 시작한 나머지 그는 흰자위를 부릅떴다.
と彼女は微笑んだ。
「でも今撮っている映画は全部練習ですからね。本当に作りたい映画はこれから作るんです」
「どんな映画?」
「私はヒーローものが作りたいの」
「ヒーローもの? 正義の味方が出てきて、悪の組織をやっつけるとか?」
「そうそう。でも今はまだ準備中よ」
ある日、彼女は誰もいないサークルボックスに数学氏を連れて行き、十一月の学園祭で上映した映画を見せた。映写機が回り始めると、まず大学の時計台が映る。次に農学部のグラウンドが映った。そして琵琶湖疏水が映った。さらに大文字山が映った。まるで退屈な卒業アルバムのように、何の変哲もない風景が、気が遠くなるほど間延びしたリズムで延々と切り替わっていく。
何が始まるのかと思って息を凝らしていても、いつまでたっても何も始まらない。 そして何も始まらないスクリーンの向こう側とは裏腹に、スクリーンのこちら側では脳が溶けそうなほどの眠気との戦いが始まった。恋人(仮)の映画をなんとか最後まで見届けたいという殊勝な思いから、彼は手の甲を爪でひっかいて生理的欲求に抗ったが、瞼をこじ開けるための争いは凄絶を極め、手の甲はやがて血みどろとなり、頭は割れるように痛み、ついには眼球が痙攣し始めて彼は白目を剥いた。
変哲もない へんてつもない
間延びする まのびした
眠気 ねむけ
殊勝 しゅしょう
手の甲 てのこう ↔ 手の平
ひっかいて 猿が人を引(ひ)っ搔(か)く 원숭이가 사람을 할퀴다
抗う あらがう
凄絶 せいぜつ
みどろ (名詞에 붙어서) …투성이
痙攣 けいれん
白目 しろめ
剥く むく(눈을) 크게 뜨다; 부라리다 [예 : 目を剥く 눈을 부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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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정신을 차렸을 때, 수학 씨는 천장을 향해 입을 크게 벌리고 침을 흘리고 있던 것이었다.
그녀는 영사기를 치우면서 영화가 어땠는지 물었다.
"재밌었어요?"
"대단한 영화입니다."
그는 말했다.
"영화사에 남을 정도로."
영화사에 남을 정도로 졸린 영화를 만든다는 점을 빼면, 하츠네는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이었다.
그녀는 '촬영 장소 물색'이라 하며 수학 씨를 끌고 다녔고, 수수께끼의 폐허에도 태연하게 들어가서 사진 찍을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때때로 혼자 쫑알쫑알 중얼거리거나 미소 짓거나 하는 것이었다.
교토시 동물원을, 난젠지南禅寺을, 기온 회관祇園会館을, 교토 시내를 전전하며 수학 씨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막막했다. 데이트란 어떻게 정의되는 것인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정답인가. 어떻게 하면 그녀는 즐거울까. 애초에 그녀는 자기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인가.
수학 씨는 그녀의 미소를 해독하기 위해 수식과 악전고투하던 때와 변함없는 두뇌 노동을 강요당했다.
そして気が付くと、数学氏は天井に向かって大口を開け、涎を垂らしていたのだった。
彼女は映写機を片付けながら「どうでした?」と言った。
「面白かった?」
「凄い映画です」と彼は述べた。
「映画史に残る」
映画史に残るほど眠い映画を作ることを除けば、初音さんはよく分からない人であった。
彼女は「ロケハン」と称して数学氏を連れまわし、謎の廃墟にも平気で乗り込んでカメラを構えた。そしてときおり一人でぷつぷつと呟いたり、微笑んだりしているのであった。
京都市動物園にて、南禅寺にて、祇園会館にて。京都市内を転々としながら、数学氏はどうすればよいのかと途方に暮れた。デートとはどのように定義されるものなのか。どう行動することが正解なのか。どうすれば彼女は楽しいのか。そもそも彼女は自分のことをどう思っているのか。
数学氏は彼女の微笑を解読すべく、数式と悪戦苦闘していた頃と何ら変わらない頭脳労働を強いられた。
ロケハン ロケーションハンティング
連れまわす 그 사람을 본인의 의사에 관계없이 데리고 여기 저기로 이동하는것. 그 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다양하게 돌아다니는 것.
カメラを構える カメラをかまえる 카메라로 사진 찍을 자세를 취하다.
悪戦苦闘 あくせんくと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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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방정식을 못다 푼 와중에, 크리스마스는 눈앞으로 다가왔다. 인생 최대의 목표 실현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멀어지고 있는 것인가. 왜 수학적으로 존재를 분명하게 증명한 애인의 심리가, 수학적으로 풀리지 않는 것인가. 어불성설 아닌가. 수학 씨는 온몸의 털이 빠질 정도로 고민한 나머지 피폐해졌다.
제 199차 회의의 의제는 수학 씨의 초췌한 모습에 대한 것이었다.
"전혀 행복해 보이지가 않는데."
모자이크 선배가 말했다.
"청춘을 만끽하고 있으니까 좀 더 반들반들 윤이 나야 하는 거잖아!"
"탈모가 심각해."
움푹 씨가 걱정한다.
"입은 맞췄어?"
단바 씨가 묻자 수학 씨는 말했다.
"무슨 바보같은!"
"손은 잡았어?"
모자이크 선배가 묻자 수학 씨는 대답했다.
"당치도 않아요."
"그래도 여러가지 얘기를 나눴지?"
단바 씨는 끈질기게 물었다.
"행복을 나눠서 커지게 해줘."
"데이트 도중에도 그녀는 카메라 구도를 생각하거나 시험삼아 촬영하고 있어서, 정말이지 바쁘기 그지없어요. 차기작을 위한 촬영 장소 물색도 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괜한 얘기를 하고 있을 시간은 없는 겁니다."
恋の方程式を解きあぐねているうちに、クリスマスは目前に迫ってくる。当面の人生最大目標であった夢の実現に近づいているのか、それとも遠ざかっているのか。なぜ数学的に存在を証明したはずの恋人の心理が数学的に解けないのか。理屈に合わないではないか。 数学氏は全身の毛が抜けるほど思い悩んで疲弊した。
第百九十九回目の会合における議題は、数学氏の憔悴ぶりについてだった。
「ぜんぜん幸せそうに見えないんだけど」
とモザイク先輩が言った。
「青春を満喫しているんだから、もっとツヤツヤしていて然るべきだろ!」
「抜け毛がひどい」
と凹氏が心配する。
「接吻した?」
と丹波氏が訊ねると、数学氏は「何を馬鹿な!」と言った。
「手は握った?」
とモザイク先輩が訊ねると、数学氏は「めっそうもない」と言った。
「でも色々と話はしたんだろ?」
と丹波氏はしつこく訊いた。
「幸せのお裾分けをしてよ」
「デートの最中も、彼女は構図を考えたり、試しに撮影したりしていて、多忙を極めている。次回作のためのロケハンも兼ねているんです。だからあんまり余計なことを喋っている時間はないのだ」
-あぐねて (接尾語적으로)못다~하다 捜しあぐねる 못다 찾다; 찾다찾다 지치다
疲弊 ひへい
憔悴 しょうすい
抜け毛 ぬけげ
接吻 せっぷん
多忙 たぼ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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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씨는 진지하게 그런 이야기를 했다. 모자이크 선배는 어처구니 없어보였다.
"그건......진심으로 촬영 장소를 물색하는 중 아냐?"
크리스마스 이브가 주말로 다가온 월요일 저녁이었다. 그날 하츠네가 촬영 장소 물색으로 우메코지梅小路증기 기관차 전시관에 가고 싶다고 해서 수학 씨는 동행했다. 그녀는 희희낙락하며 증기 기관차를 촬영하고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교토역 빌딩에 들르자, 계단이 있는 광장에 연례 행사인 크리스마스 트리가 찬란하게 빛나며, 손을 잡고 트리를 올려다보는 연인들의 바보같은 얼굴을 비추고 있었다.
"눈이 오면 좋을 텐데!"
그녀는 하얀 숨을 내쉬었다.
"눈이 좋아요!"
"눈은 좋은 겁니다."
"교토는 눈이 별로 안 내려서 외로워요."
수학 씨는 항상 여성의 손을 잡아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미 여러차례, 촬영 장소 물색 같은 야외 데이트를 했으므로 청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다.
"손 잡아도 될까요?"
용기를 쥐어짜서 예의 바르게 묻는다.
그녀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꼭대기를 아이처럼 올려다보며 명랑하게 대답했다.
"싫어요."
数学氏はそんなことを真面目に答えた。 モザイク先輩が呆れた。
「それは......正真正銘のロケハンではないの?」
クリスマスイブを週末に控えた月曜の夕暮れであった。 その日、初音さんがロケハンで梅小路蒸気機関車館に行きたいと言ったので、数学氏は同行した。彼女は嬉々として蒸気機関車を撮影していた。
帰りに京都駅ビルに立ち寄ると、階段のある広場には毎年恒例のクリスマスツリーが燦然と輝き、手をつないでツリーを見上げる冬の恋人たちの阿呆面を照らしている。
「雪が降ればいいのに!」
と彼女は白い息を吐いた。
「雪が好き!」
「雪は良いものです」
「京都はあんまり雪が降らないから淋しいですね」
数学氏はつねづね女性の手を握ってみたいと考えていた。すでに幾度もロケハン的なデートを重ねたのであるから、頼んでみる資格があるのではないかと考えた。勇気を振り絞って
「手を握ってもかまいませんか?」
と礼儀正しく訊ねると、彼女はクリスマスツリーのてっぺんを子どものように見上げながら朗らかに
「嫌です」
と言った。
恒例 こうれい 항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