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모리미 도미히코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건국사四疊半王国建国史 p.11 제군! 제군이라 불러봐도 아무도 없지만, 그럼에도 짐은 단연코 제군이라 부르겠다. 황송하옵게도 짐이 다스리는 왕국은 이른바 다다미 넉 장 반이며, 그 국토는 책장 가득한 서적, 철도 모형, 지구본, 마네키 네코, 괴수 인형 등의 국보 여러 가지와 컴퓨터 및 외설물로 이루어져 있다. 외설물이라 한다면 무엇보다도 짐 자신이 외설 그 자체다. 이마를 동여맨 머리띠를 제외하면 알몸이기 때문이다. 고고한 사내가 누구에게도 환영받을 리 없는 날궁둥이로 다다미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이건 이미, 어떻게 머리를 쥐어짜 봐도 국토 밖에서는 진열될 수 없는 외설물이다. 이런 모습의 국왕이 지배하는 땅을, 지옥이라 부르며 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