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물/[번역] 다다미 넉장반 왕국견문록完 41

210417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217~p.221 굿바이

굿바이グット・バイ p.217 안녕. 완전히 늦잠 자버렸네. 이야, 하늘 한번 대단하네. 바보같이 파랗구나. 심지어 추워. 너무 추워. 걸어가는 사람들이 모두 반가사유상 같은 미소를 짓고 있어. 얼굴 피부가 당긴다. 저길 봐봐. 다이몬지 산이 한눈에 봐도 추워보여. 재작년 한겨울에 오른 적이 있는데 얼어죽는 줄 알았다. 거긴 바람이 정통으로 날아드는 곳이니까 말이야. 춥기도 하고, 걸어가면서 얘기하자. 여기를 올라가면 은각사가 나온다. 기념품 가게가 많이 늘어서 있어. 미우라라고 하는 게으르고 훌륭한 독설가가 일하고 있으니까, 우선은 그녀에게 인사하는 거다. 인간관계연구회 동료로 말이야. 그 나른하게 벌어진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허무적인 독설은 언제나 나를 매료시켰지. 먼저 그녀에게 작별 인사를 하자. 더..

210416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210~p.213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 完

p.210 미우라 씨와 스즈키 군의 대화 "네, 미우라입니다." "아, 미우라. 스즈키예요." "허, 스즈키? 스즈키라는 건 어디 있는 누구신지 모르겠는데요?" "미안해요." "어디 있는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사과 받아봤자 기분만 나쁠 뿐이에요. 우선 당신이 어디 있는 누군지 설명해주지 않으면 저는 아무것도 몰라요." "역시 화났죠?" "일단 자기가 누군지 설명하라고 말하고 있잖아요." "알겠습니다. 저는 스즈키라고 합니다. 미우라의 연구실 친구입니다." "이상하네. 제게 친구같은 게 있었나 모르겠는데요? 왜냐하면 오늘 저, 영화 볼 예정이었는데, 산조三条大橋대교의 다카야마 히코쿠로高山彦九郎가 무릎꿇고 있는 동상 앞에서 꾹 참고 기다렸는데, 웬일인지 남자 1명도 나타나지 않았던 걸요. 그렇다면 제게는..

210415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206~p.209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

p.206 '마메타로 통신'에 실린 인터뷰 기사 인용 제 이름을 밝힐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약속했으니까 인터뷰를 맡은 겁니다. 만약 저에 대해 뭔가 특정지을 수 있는 기사를 쓰는 경우, 매우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이미 은퇴한 사람이지만,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는 반드시 저와 편집부 사람들인 당신들을 지구 끝까지 몰아붙일 것입니다. 왜 그들은 그런 짓을 하는가? 물론 제가 그들의 비밀을 손에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에서 1년간 위원을 맡은 사람입니다. 그 위원회의 자세한 활동 내용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지장이 있어 말할 수 없지만, 무서운 조직이었다는 것만은 말할 수 있습니다. 위원이라고 해서 자신이 속한 위원회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위원장이..

210414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202~p.205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

p.202 그런데 편지를 읽어봐도 우에마츠가 무슨 말을 쓴 건지 메노는 알 수 없었다. 애초에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란 무엇인가. 그는 그런 위원회를 몰랐다. 우에마츠가 편지에 썼을 정도로 무서운 힘을 가진 위원회라면 아무리 정보력 없는 메노라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오후가 지나 일어났기 때문에 편지 내용을 이리저리 생각하다보니 태양 빛에 노을의 색채가 섞여들기 시작했다. 메노는 삼각팬티 한 장이라는 거의 모든 것을 드러낸 모습 그대로 편지를 쥐고 있었다. 땀으로 종이는 구겨져 있다. 이대로 수수께끼 같은 편지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가는 해가 지고 만다. 그는 초조해 하며 옷을 입었다. 그리고 에이잔 전철의 선로를 따라 자전거로 달리다가 문득 생각나서, 가던 길을 바꾸고 기타시라北白川강 쪽으로 달려갔..

210413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198~p.201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

p.198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거야? 꽤나 피곤한 모양이구나." "지금도 생각하고 있어. 난 말이야, 애초에 그 다다미 반 장 점거 운동이라는 게..." "기다려." "왜?" "저쪽 구석에 있는 남자 기억 안 나? 아니, 뒤돌아보면 안 돼. 조심해." "아니, 몰라." "저 남자......분명 대중목욕탕 뒤에서." "징그러운 소리 하지 마. 대중목욕탕 뒤라면 '공중제비 춤' 아냐. 그렇게 되면 우린 끝장이야. 아니,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야. 그런 건 대학 안에서만 있는 얘기야. 좁은 모형 정원에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전전긍긍했던 거지." "지금은 더 이상 관계가 없단 얘기야?" "맞아. 당연하지. 이미 우리는 그 세상에서 벗어났으니까. 그리고 여기는 도쿄야. 우리는 꽤 멀리까지 벗어났어."..

210412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193~p.197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

p.193 이만큼 면밀히 조사했는데 지금도 통괄위원회가 어디에서 열리는지조차 모르고, '다다미 넉 장 반 수첩'같은 걸 갖고 암약하는 남자들에 대해서도 목격담은 많은데 확증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쩌면... (아이지마 위원장) 어쩌면,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라는 조직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겁니까? (다카하시 위원)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확증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이지마 위원장) 뭔가 의견 있으신 분 없으십니까? (가미야마 위원) 저도 다카하시 위원님과 같은 생각입니다. 우리는 학생들의 생활을 향상시킨다는 확고한 목적을 갖고 활동하는 조직입니다. 그러나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는 그 목적이 너무나 애매모호해서 결국 무엇을 어떻게 하고 싶은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들의 유명한 ..

210411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188~p.192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

p.188 '다다미 넉 장 반 세계일주'(저자 모리미 도미히코)에서 인용 대학 입학 이래, 나는 다다미 넉 장 반을 단호히 지지해 왔다. 다다미 7장이니 8장이니 10장이니 하는 방에 사는 인간은 정말로 그만큼의 공간을 지배할 만한 인간인가. 방 구석구석까지 자기 손바닥처럼 훤히 꿰뚫고 있는 것인가. 공간을 지배하는 일에는 책임이 따른다. 우리 인류가 지배 가능한 것은 다다미 넉 장 반 이하의 공간이며, 그 이상의 넓이를 탐욕스럽게 요구하는 괘씸한 자들은, 머지않아 방구석으로부터 무시무시한 보복을 받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주장해 왔다. 더보기 『四畳半神話大系』(森見登美彦著)より引用 大学入学以来、私は四畳半を断固として支持して来た。 七畳やら八畳やら十畳やらの部屋に住む人間は、本当にそれだけの空間を我が物として支配す..

210410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183~p.187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

다다미 넉 장 반 통괄위원회四畳半統括委員会 p.183 어느 학생이 쓴 편지 안녕하신가. 우에마츠다. 미안하지만 초만원超滿員 전골 파티에는 참가할 수 없게 되었다. 갑자기 이런 편지를 받게 되서 놀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나는 이렇게 편지를 보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아파트 앞에는 놈들이 매복하고 있다. 나는 이 편지를 다른 방 주민 N군에게 맡길 것이다. 이 편지가 네게 무사히 도착하길 바랄 뿐이다. 약속했던 초만원 전골 파티에 참석할 수 없게 되서 유감이다. 나는 결코 겁먹지 않았다. 이 한여름에 뭐가 좋다고 남자밖에 없는 다다미 넉 장 반 크기 하숙집에 틀어박혀서 김치 전골을 먹어야 돼! 하고 진절머리 내는 것도 아니다. 그건 알아주길 바란다. 더보기 ある学生の書いた手紙 こんにちは。上松だ。すまない..

210409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172~p.176 대일본범인회 完

p.172 그렇다 치더라도, 이 명확한 심상은 예삿일이 아니다. 얼마나 젖가슴을 좋아하는 거냐. 방해하지 마. 유혹하지 마. 앞길을 가로막듯 부풀어오르는 복숭아색 골짜기에서 페라리를 타고 빠져나왔다. 교토의 좁은 골목으로 접어들자 달콤한 향기가 어렴풋이 흘러나온다. 그는 그것이 사랑의 향기임을 알고 있었다. 비유할 수는 없으나 굳이 말한다면 금목서 같은 향이었다. 그 향기는 골목길에 접한 고급 음식점의 2층에서 풍겨나오고 있었다. 먼 옛날, 이렇게 소녀의 마음 속에서 사랑의 향기를 더듬어 간 끝에 발견한 것이 떠오른 그는 가슴이 저며왔다. 나는 그런 짓을 하지 말았어야 했어. 그는 페라리를 세우고 고급 음식점의 2층으로 올라갔다. 다다미 여섯 장 정도 크기의 전통적인 객실이 나왔으며, 창문 너머는 희끄무..

210408 다다미 넉 장 반 왕국견문록 p.167~p.171 대일본범인회

p.167 그는 그녀를 구덩이에 빠뜨릴 계획을 꾸몄다. "뭐, 그렇게 깊은 구덩이 말고. '어머'하고 생각할 정도로 귀여운 수준이면 되겠지." 다음 날 히가시구라마구치東鞍馬口通거리에서 대기하던 움푹 씨는 걸어오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오랜만입니다." "아! 오랜만이에요." 움푹 씨가 보기에 그녀는 모자이크 선배나 수학 씨가 말하는 악인으로 보이지 않았다. 기분 좋게 환한 미소를 짓는 사람이었다. 가슴은 약간 아팠지만 움푹 씨는 그녀의 앞에 서서 지금이 기회라는 듯이 독일어 재수강하던 날을 생각했다. 그것만으로도 그의 마음은 짙은 어둠에 휩싸이고, 꿈도 희망도 없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학 학점이 부족한 탓에 유급이란 비통한 일을 겪은 선배들의 이야기가 가슴 속에 오간다. '난 이대로 대..